이 리뷰는 줄거리와 주요 스포일러, 결말이 다수 등장합니다.
기회와 후회
인생에 있어서, 기회란 것은 뭐랄까, 어떤 순간에 눈 앞에 가질 수 있는 여러 개의 공 중에서 단 1개만 가질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가령 수백개의 공이 있다고 해도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의 공들은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나머지 기회 – 아마도 지금 생각하기에 더 좋은 선택지였다고 생각하는 것 – 를 생각하면서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후회를 한다. 타이거 테일은 그러한 후회 혹은 회한을 담은 영화이다.
타이거 테일(Tigertail, 한자명은 호미)의 뜻은 극 중 주인공의 고향 지명을 의미한다. 넷플릭스 코미디 마스터 오브 제로의 앨런 양이 각본과 감독을 맡고 제작에는 헤롤드와 쿠마, 스타트랙의 존 조가 참여했다. 존 조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정작 마지막 편집단계에서 삭제가 되어서 그의 연기를 기다린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주요 배역에는 미드 더 맨 인더 하이 캐슬(높은 성의 사나이, 프라임 비디오)에서 오노다 장군 역으로 출연한 지 마가 그로브 역을 맡았고 미드 업로드(2020, 프라임 비디오)에서 맨디 역으로 출연한 크리스틴 코가 딸 앤젤라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에서는 4월 10일에 공개되었다.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대만계 미국 이민자 1세대 그로버(대만이름은 핀쥐이)가 어머니의 장례식 참석차 대만에 다녀온 후에 서먹한 관계인 딸 앤젤라(크리스틴 코)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도중에 자신의 후회스러운 과거를 떠올린다. 그는 청년시절 대만에서 자신이 일하던 공장의 사장 딸과 함께 미국 이민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그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연인 위안이 있었지만 일생일대의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영화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랑을 잃었지만 나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한 남자의 씁쓸한 후회이다. 머나먼 땅 미국에서 겉보기에는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성공하고 자식들도 나름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단 한 가지, 성공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버린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때 늦은 후회이다. 게다가 현재 딸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다. 그는 딸과의 관계를 풀어 보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 과거 일 때문에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고 아마도 일찍 여읜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어떤 경험도 없었던 그로서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타이거 테일은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한 미국 이민 1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요즈음에는 일에 올인하는 경향이 덜하지만, 흔히 이상적인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밤늦게 까지 가게에서 일을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자식들은 이미 자고 있는 그런 삶 말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그로브가 미국에서 자신의 선택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이 가정보다는 일에만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식료품 가게의 셔터를 열고 닫는 장면을 계절의 변화 속에서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표현된다.
영화는 사랑을 버리고 경제적 성공을 위해 일생의 기회를 잡았던 한 남자의 망가진 결혼생활과 가족 간의 유대감을 잃은 쓸쓸한 노년을 보여주지만, 막상 그가 말없이 떠났던 과거의 그녀는 미국에 이민을 와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삶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타이거 테일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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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그로브는 딸과 함께 대만의 고향집이 있는 타이거 테일(한자: 호미)을 찾는다. 초라한 집을 앞에 두고 과거의 연인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총평
타이거 테일은 이민 1세대의 성공의 대가로 치른 진정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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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명: 타이거 테일
- 방송사: 넷플릭스
- 장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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