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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니볼 후기

야구 방법론과 세이버 메트릭스

 

이 리뷰는 줄거리와 주요 스포일러, 결말이 다수 등장합니다.

넷플릭스 영화 머니볼을 봤다. 베넷 밀러 감독의 스포츠 전기 영화이다. 쉰들러 리스트(1993), 미션 임파서블(1996), 갱스 오브 뉴욕(2002)의 각본을 썼던 스티븐 제일리언이 각색을 했다. 원작은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 더 액트 오브 위닝 언 언페어 게임(Moneyball: The Art of Winning an Unfair Game)이라는 논픽션북이다.  

주요 캐스팅은 빌리 빈 단장 역에 브레드 피트, 피터 브랜드 역에는 조나 힐, 실제 인물은 폴 디포데스타이다. 감독 아트 하우 역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연기했다. 데이빗 저스티스 역으로는 스티븐 비숍,  1루스 스코트 헤테버그 역에는 크리스 프랫이 출연했다.

 

넷플릭스 영화 머니볼 후기 (c) Columbia Pictures
넷플릭스 영화 머니볼 후기 (c) Columbia Pictures

 

감상후기 

줄거리

 

우선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2001년 팀이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게 패한 뒤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다음 시즌에는 팀의 주축선수인 자니 데이먼, 제이슨 지암비,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면서 팀을 떠날 예정이다. 오프시즌에 프런트 스탭들과 이 문제로 상의를 하지만 결국 중소 구단의 페이롤[각주:1]의 한계만 절감하는 데, 그는 무언가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우연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선수 스카우트 문제로 갔던 그는 피터 브랜드라는 예일대 졸업생을 만나고….이후 중략……그는 빌 제임스가 창시한 선수의 경기 중 활약을 분석하는 방법론인 세이버메트릭스를 팀의 운영에 도입하는 실험을 한다. 소위 출루율을 중시하는 야구를 하면서….

 

직감과 수치

 
 

자신이 평생 해온 경기에 대해

우린 놀랄 만큼 무지하다.

by 미키 맨틀

 
한 스카우터가 어떤 선수를 보고 그 선수가 올스타 급인지, 아니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될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 까? 영화 머니볼에서는 빌리 빈은 선수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런 평가때문에 그는 메츠에 1라운드에 지명이 되었고 계약을 하게 된다. 물론 그를 그렇게 평가한 스카우터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 거기서 나오는 직감이 바로 그런 평가의 배경이다.  그러나 빌리 빈은 야구선수로 대성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가 되었다. 영화는 빌리 빈의 과거를 때때로 플레시백으로 보여주면서 스카우터의 전통적인 야구방정식으로는 빌리 빈의 성공여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하고 있다.
 
인간은 한 분야의 성취를 위해서 경험(노하우)과 거기서 나오는 직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직관이 맞아 떨어져서 성공을 했을지라도 나중에 자신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단지 선수의 꾸준함(성실함)이나 습관을 강조할 뿐이다. 1950~60년대 뉴욕 양키스의 중견수 미키 맨틀이 한 저 말의 의미는 객관적인 수치를 통한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우리가 왜 성공했는지 객관적으로 수치화 할 수 없다면, 그 성공은 우연일 가능성이 크고, 그런 요행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 뉴욕 양키스와의 2001 시즌 디비전 리그에서 패한 후 스토브리그에 빌리 빈과 프런트 스탭들은 논의를 하는데, 스탭들은 대부분 올드 스쿨적인 관점에서 클래식 스탯 – 타자의 경우 타율, 장타율, 타점, 홈런갯수 등 – 이 좋은 선수의 영입을 바란다. 그러나 야구는 머니볼이다.  모든 프로 스포츠는 돈에 의해서 성적이 좌우되고 빅 구단만이 빅 게임에 고정적으로 초대된다. 그걸 잘 아는 빌리 빈은 현실적으로 선수 스카우트에서 큰 구단과의 머니게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 위크닷컴에 따르면 오클랜드의 2002년 시즌 페이롤은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7위였다. 그래서 중소구단이 이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빌리 빈 단장은 누구인가?

머니볼은 오클랜드 에슬리틱스의 빌리 빈 단장의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의 실험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 사실과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그러나 영화가 말하고 싶은 주제에는 그다지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머니볼에서는 처음에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2001년 시즌 후 44살 즈음의  빌리 빈이 등장한다. 그는 누구인가? 빌 제임스의 세이버매트릭스를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야구에 도입했는데, 처음에 기존의 코치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뚝심있게 밀어부쳐서 오클랜드 애슬리틱스를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으로서 저예산 고효율의 강팀으로 변모 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과거 촉망 받는 야구선수였는데, 공부까지 잘해서 스탠포드 대학교 입학을 허가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보다는 돈을 선택하면서 1라운드로 뉴욕 메츠에 입단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나오지만, 야구선수로는 성공을 하지 못했다. 그 후에 그는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스카우터를 거쳐 1998년 단장의 자리에 오른다. 영화는 그의 2001 시즌 후부터 2002 시즌까지를 다루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각주:2]

세이버메트릭스는 빌 제임스에 의해 창시된 야구선수의 경기 중 활약을 수학과 통계학적 방법에 의해 분석하는 이론이다. 특정한 목표 혹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선수의 경기 중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 구단 운영에서 특정 목표나 선수의 기여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적절한 통계치(스탯)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불합리한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이버메트릭스가 나온 배경은 기존의 전통적인 스탯 –  타자의 경우는 타율, 홈런, 타점, 삼진갯수 등, 투수의 경우는 승수, 승률(WPCT), 방어율(ERA) 등 – 이 선수 본인만의 기여도를 평가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흔히 외부 요인 때문에 본인의 스탯이 실제 기여도보다 더 부풀려 지거나 혹은 과소평가되는 점을 보완하면서 선수 본인만의 기여도를 파악하려는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서 야수의 득점은 라인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투수의 평균자책점(ERA)은 팀의 야수와 구장크기, 리그 타격수준 등 외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득점의 경우는 득점생산(RC), 득점생산27(RC27)[각주:3], 평균자책점은 FIP와 같은 보완할 수 있는 스탯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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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타자의 스탯으로는 출루율(OBP), 장타율(SLG), OPS(출루율+장타율), OPS+(조정OPS, OPS에 리그 수준과 구장크기), wRC+, 득점생산(RC), 득점생산27(RC27), 가중출루율(wOBA) 등이 있다. 투수의 스탯으로는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조정 평균자책점(ERA+), 이닝당 안타 볼넷 허용율(WHIP),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 땅볼비율(GB%), 라인드라이브비율(LD%) 등이 있다. 기타 스탯으로는 구장팩터(구장요인), 매직넘버(우승에 필요한 승수) 등이 있다. 영화 머니볼에서 빌리 빈 단장은 특히 출루율을 중시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빌리 빈의 새로운 실험: 세이버메트릭스

드라마 속에서 작은 구단이 큰 구단을 이기고 챔피언이 되기 위해 빌리 빈 단장이 찾은 해답은 세이버메트릭스였다. 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선수 스카우트 논의를 하러 갔다가 인디언스의 단장 마크 샤파이로의 특별 보좌관이었던  피터 브랜드때문에 자신의 일을 그르친다. 그 후에 피터 브랜드를 따로 만나는데, 피터는 야구에 경제학과 통계학, 수학적 방법론을 도입한 빌 제임스의 세이버메트릭스를 근간으로 새로운 공식을 통해서 철저히 분석적인 관점으로 선수의 가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즉, 야구를 공식에 대입해서 승리를 확률 싸움으로 가져갔다. 빌리 빈은 예일대출신의 피터가 보는 야구관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고 그를 부단장으로 스카웃 한다. 

그 후 빌리 빈은 기존의 야구 방법론과 대립되는 실험을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선수 운영에 도입한다. 특히 피터의 영향으로 오클랜드의 승리 방정식에서 현장의 경험 혹은 직감, 노하우, 클래식 스탯보다 출루율 스탯을 중시하게 된다. 한가지 예를 든다면, 3명의 출루울이 높은 타자를 트레이드 해온다. 사생활이 엉망인 제레미 지암비, 노쇠화되어 여름시즌인 7월, 8월 활약이 의문시되는 이름값이 높은 데이비드 저스티스, 송구가 불안정한 헤티버그였다. 전반적으로 코치진에게는 미덥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빌리 빈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 3인이 출루율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었다.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 감독 중심의 야구에서 단장 중심의 야구로 

TV 방송의 해설가들은 오클랜드의 막판 연승 요인을 감독 때문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실제로는 프런트의 힘이 크다는 점을 영화는 보여준다. 이제 야구는 경기장 내에서 감독의 지시와 관리보다는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와 승리공식을 가지고 있는 단장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는 야구선수를 장기판의 말처럼 여기고 승리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위험요소를 제거해 나간다. 빌리 빈은 감독의 고유권한인 선수기용영역에까지 침범하면서 감독 아트 하우와 대립한다. 특히 출루율이 좋은 헤테버그와 올스타의 잠재력을 가진 페나 중 누구를 1루수로 기용 하는 지를 가지고 극한적인 대립이 예이다. 결국 빌리 빈은 페나를 트레이드 시켜버리면서 감독의 손발을 묶어 버린다. 

빌리 빈의 오클랜드의 실험은 프런트 스탭과 코치진의 반발을 가져오지만 결국 시행착오 끝에 성공한다. 수치분석 무용론을 뒤집고 오클랜드는 2002년 9월 4일, 아메리칸리그 103년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의 기록을 세운다. 또 주축선수였던 자니 데이먼, 제이슨 지암비,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이 없이 포스트시즌에 또다시 진출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세이버메트릭스

영화는 해피엔딩이 아니고, 빌리 빈의 2002년 가을 야구는 또 실패한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미네소나 트윈스에게 패배한 것이다. 게다가 빌리 빈은 보스턴의 거액의 감독 제의를 고사하고 오클랜드에 남는다. 돈을 선택해서 메츠로 향한 자신의 과거의 후회스러운 결정 때문이었다. 보스턴은 빌리 빈 영입은 실패했지만, 2003년 예일대 출신의 엡스테인 단장을 영입하고 세이버메트릭스를 도입하면서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다. 

정규시즌에서 승승장구하던 오클랜드의 계속된 포스트시즌의 실패는 머니볼의 저주로 불리고 있는 미스터리이다. 단기전이라는 점때문에, 표본이 적어서 세이버메트릭스라는 통계를 통한 방법론이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단기전 특성상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 운이 중요한데, 이러한 것은 소위 전통적인 야구방법론에 가깝다.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 

세이버매트릭스가 메이저리그에서 보편화되면서 더이상 독보적인 승리공식이 아니다. 한가지 방법론만 맹신하기보다는 대부분 전통적인 야구 방법론과 세이버매트릭스를 함께 접목해서 사용하는 추세이다. 결국 부자구단은 더 강해졌다. 그러나 빌리 빈의 실험은 적은 페이롤을 가진 구단의 성공 방법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  

 

머니볼

마지막에 빌리 빈은 피터 브랜드와의 대화 중에 단장으로서 보스턴의 거액 스카우트 제안에 대해서, 그에게 돈은 의미없다고 말하고 오클랜드에서 우승을 시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피터는 돈은 의미있다고 말한다. 고액연봉은 선수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을. 물론 빌리 빈도 아는 사실이다. 프로스포츠는 결국 돈의 논리가 지배한다는 것을 좋은 선수들은 고액 연봉을 원하고 그들이 결국 빅구단으로 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을 시킨다는 것을. 

 

영화 머니볼은 야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빌리 빈이 야구를 보지 않고, 선수 스탯만을 보면서 실제 선수들과 거의 담을 쌓고 있는 점이다. 스스로 선수들과 친분을 쌓을 경우에 단장으로서 판단을 그르치지 않기 위해서 였다. 물론 프로 스포츠로서 야구라는 것이 직접 경험하는 스포츠로서의 매력보다 수학이고 통계적인 스탯 놀음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씬이기도 하다.

 

영화 머니볼의 결말 

결말 보기 – 스포일러

모니터실에서 피터 브랜드는 마이너팀 한 선수가 홈런을 친 후 2루로 가다가 다시 1루로  돌아와서 슬라이딩하는 실수장면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홈런을 친 사실을 몰랐다.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지 않고 달린 것이다. 빌리 빈은 “아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라고 말한다. 

자동차로 운전 중인 승리에 목말라 있던 루저 빌리 빈은 딸이 부른 노래를 듣고 눈가가 촉촉해진다.

 

총평

머니볼은 재밌었다. 기존 스포츠 영화의 감동을 주는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영화였다. 

#스포츠 #수학 #스포츠통계 

 

  • 영화명: 머니볼
  • 방송사: 넷플릭스
  • 장르: 드라마, 스포츠

 

 

reference from http://m.mlb.com/glossary
https://en.wikipedia.org/wiki/Moneyball_(film)
http://www.seanlahman.com/baseball-archive/sabermetrics/sabermetric-manifesto/
https://en.wikipedia.org/wiki/Sabermetrics
https://theweek.com/articles/458933/why-doesnt-moneyball-work-playoffs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에 있습니다. (c) 

  1. 팀전체 연봉액 [본문으로]
  2. Sabermetrics [본문으로]
  3. 선수가 한 경기의 모든 타석에 섰을 때 득점 지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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