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미드 후기

재일교포 이민자를 다룬 미드 

 

이 리뷰는 줄거리와 주요 스포일러, 결말이 다수 등장합니다.

애플TV+에서 파친코(아직 1화, 2화, 3회까지만)를 봤다. 한류 스타 이민호,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이 출연한 드라마 여서 기대를 갖고 봤다.  

파친코 후기 - 애플 TV+ (c) Apple TV+
파친코 후기 – 애플 TV+ (c) Apple TV+

 

감상후기 

시즌 1

 

재일교포 이민자를 다룬 미드 

파친코는 이민자를 다룬 드라마이다.  그동안 이민자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대부분 이민국가인 미국을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방식으로 포장되고 팔리는데, 원작자 민진 리(한국명: 이민진)는 재미교포인데, 일본을 배경을 한 소설을 쓴 점이 색다르다. 그러나 10여 년에 걸친 그녀의 방대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통해 재일교포를 다룬 2017년 발행된 소설 원작은 작가의 이민 1.5 세대의 경험과 시각이 더해져서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 파이널 리스트에 오르는 등 미국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를 보기전에 원작을 읽었다. 소설 파친코는 1910년부터 1989년까지 연대기적 구성으로 이민자 혹은 마이너리티로서 재일교포들의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라는 큰 줄기 속에, 4대에 걸친 가족사와 러브스토리가 한데 어우러진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는 내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장면 장면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작가의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 있었다. 

드라마 파친코가 갖는 차별적 위치는 요즘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 등 해외 OTT들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보고 제작하고 있는 한국 오리지널 K 드라마와는 결이 다른 데 있다. 이를 테면 제작환경 측면에서 캐나다 드라마인 김씨네 편의점과 유사하다. 미국 교포 제작진 – 크리에이터인 수 휴, 감독 코고 나다와 저스틴 전 – 이 포진한 점이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 제작진, 배우로 주로 만들어진 K드라마와는 다른 점이다. 그래서 한국계 미국인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한국과 일본 배경의 미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것은 민진 리의 원작 또한 마찬가지이다. 덕분에 미드와 같은 세련된 화면 톤을 볼 수 있고, 감상적인 뽕끼도 절제된 느낌이다. 교포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배경에 등장해서 3화까지 본 느낌은 우려했던 이질감도 그다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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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다국어(3개국어)로 녹음된 점도 눈에 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몰입감이 떨어져서 별로 반갑지는 않지만, 파친코 크리에이터인 수 휴가 다국어로 대사를 녹음한 것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 것을 보면, 인물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한국을 예로 들자면, 지방에 사는 사투리를 쓰는 어떤 사람이 서울로 이사를 가서 살게 되면 아무리 거기에서 오래 살아도 거의 대부분 그의 서울말 속에는 사투리 억양이 남아있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언어 혹은 언어생활은 곧 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일제 강점기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서 사는 재일교포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언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1화, 2화, 3화를 본 얘기로 넘어가자면, 오프닝 크래딧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발랄한 몸짓에 가까운 댄스씬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파친코로 대박이라도 난듯한 신이 난 모습인데, 그들의 앞으로 펼쳐질 이민 생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는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플롯은 1989년의 현재와 과거가 교차 편집되어 보여준다. 소설을 읽은 입장에서는 약간 길게 늘어졌던 연대기적인 소설 전개보다 직소 퍼즐처럼 전체 그림을 맞춰가는 구성이 나쁘게 보이진 않았지만, 처음 드라마로 접한다면 잦은 전환으로 불편하겠다 싶었다. 1화 초반에는 보통 원작을 읽고 나면 생기는 부작용 중 하나인 원작과의 괴리감으로 줄달리기하듯 뜨뜻 미지근한 감정 속에서 지켜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재미가 더해졌다. 그리고 갈수록 시간이 짧게 느껴지다가 3화의 마지막 씬에 이르러서는 몰입감이 최고조에 다다랐다. 우동집에 마주 앉아 있는 장면 속의 이삭과 선자의 캐미는 정말 Good!  

초반 드라마를 들썩 거리게 한 것은 방언 이었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의 시작이 부산 영도인데, 선자의 엄마인 양진이 외지인이 많이 드나드는 하숙집을 운영하고 어시장 씬도 자주 나와서 경상도 사투리 고증이 중요했다. 사투리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되었는 듯 디테일함이 돋보였다. 경상도 사투리에 다채로운 -예,-교,-했다 아이가,-더, -뭐하노 등등의 어미들이 나오는 대사들은 드라마에서 사투리가 나올 때 기대되는 중독적인 따라 하는 재미를 줬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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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미드 파친코는 재밌었다. 웰메이드 영화를 본 느낌. 나머지 회도 기대가 된다. 

#재일교포 

  • 시리즈명: 파친코
  • 시즌 No: 1 
  • 에피소드 No: 1, 2, 3
  • 방송사: 애플TV+
  • 장르: 드라마 
 

reference from https://www.koreasociety.org/special-events/item/1561-the-showrunners-with-soo-hugh-and-ria-tobaccow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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