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맬컴과 마리 후기

미드 유포리아의 크리에이터 샘 레빈슨 감독 신작영화

 

이 리뷰는 줄거리와 주요 스포일러, 결말이 다수 등장합니다.

넷플릭스에서 2월 5일 공개된 영화 맬컴과 마리를 봤다. 미드 유포리아의 크리에이터이자 영화 레인맨(1988)의 감독인 베리 레빈슨의 아들인 샘 레빈슨이 각본과 감독을 한 맬컴과 마리는 한 영화감독 커플의 말다툼을 연애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그 속에 감독의 영화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들여다본다. 

넷플릭스 영화 맬컴과 마리 감상 후기 (c) NETFLIX
넷플릭스 영화 맬컴과 마리 감상 후기 (c) NETFLIX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LA를 배경으로, 여자친구 마리(젠데이아)와 함께 자신의 영화 프리미어 행사를 마치고 귀가한 영화감독 맬컴(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그녀와 말다툼을 하게 된다. 그들의 충돌은 한밤 내내 지속된다.

 

 

 

맬컴과 마리: 그녀가 화난 이유를 알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연애 중에 상대방이 화가 난 경우에 그 이유를 눈치껏 알아채는 것은 연애 과정 중 꼭 필요한 센스이지만 특히, 상대가 완곡어법을 주로 사용하면서 말을 돌리는 경우에는 하나의 난제이다. 영화 맬컴과 마리는 맬컴의 입장에서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하룻밤의 긴 여정을 따라간다.

맬컴과 마리는 맬컴이 감독한 최근작 영화 ‘이마니’의 프리미어 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새벽 1시. 그런데, 마카로니 치즈를 만들면서 뭔가에 화가 잔뜩 난 마리를 발견한 맬컴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그녀의 기분을 풀고 싶고 답을 알고 싶다. 그러나 웬걸 그 일은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렇게 그는 밤을 새우면서 그녀와 대화를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맬컴과 마리의 내용 자체는 맬컴이 그녀가 화난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을 1시간 40여분의 쉴새 없이 이어지는 두 사람 간의 설전 속에 담아냈다. 그리고 그녀의 ‘서운함’이라는 이라는 겉의 이면에 있는  누구나 다 아는 결론 즉, 인간은 익숙해지면 그 소중함을 모르고 감사함을 모른다. 그리고 감사할 줄을 모르면 주변 사람들은 다 돌아선다. 그러니까 정신차려라는 교훈적 결말을 향해서 간다.

영화 감독 맬컴의 영화에 대한 고민들

맬컴과 마리의 독특한 점은 영화가 남녀의 연애 속 말다툼을 주로 중계하지만, 그 속에 한 영화 감독의 영화 만들기 즉, 예술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몇 가지 맬컴의 대사 속에서 흥미로웠던 주제를 소개하자면, 우선, 한 인간이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정체성에 대한 저항, 즉, 인종적으로 흑인 또는 유색인종, 특정 정치 성향, 남성이라는 각각의 틀 속에 자신 혹은 자신의 작품이 규정되기를 거부하는 맬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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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술가가 평론가에 의해서 특정 장르 혹은 카테고리의 틀 속에 넣어지는 경우는 흔하고 또 그런 작업에 예술가들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자주 있는 일이어서 친숙한 주제이기도 했다. 맬컴이 LA 타임스의 호평을 한 백인 평론가에 대해서 그의 속내를 격렬하게 토로하는 장면은 다인종 국가에서 특정 인종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이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적으로 규정되어 지는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될 때의 피로감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 한가지는 소위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맬컴의 생각인데, 맬컴의 생각은 진정성 혹은 관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예술로 승화되었을 때의 작품 자체에 좌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진정성 때문에 예술 자체로서 평가받는 게 아니라, 예술로서 훌륭하기 때문에 말하자면, 진정성도 평가받는다는 생각. LA 타임스의 영화 이마니 리뷰에 대한 맬컴의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 내용이나 형식 자체보다 위에서 언급한 인종, 정치, 성별의 정체성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감독의 동기에 대해서 분석하는 관점에 대한 비판이다.

마지막으로 예술에서 레퍼런스에 대한 부분이다.  맬컴은 마리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딧에 넣지 않았고 인터뷰에서도 밝히지 않았는데 이 점은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작품의 영감을 준 뮤즈나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해서 작품의 첫머리에 헌사를 하거나 최소한 인터뷰에서 언급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특히, 이전에 자신을 혹평한 LA 타임스 평론가가 이번 작품에서 호평을 하는데 마리의 기여가 크다는 점에서 맬컴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공을 독차지 하고 싶은 자기 밖에 모르는 인물임을 보여준다.

맬컴과 마리: 재밌었던 부분 

영화 속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초반 영화의 구성이었다.  마리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 지를 두고 둘의 말다툼하는 과정을 마치 뒷뜰 휴식시간이 포함된 복싱 스파링 라운드처럼 보여주는데, 두 사람의 일진일퇴를 지켜보는 것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 맬컴이 LA 평론가의 호평에 대해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쉴 새 없이 폭풍 디스 하는 순간을 마리가 쇼파에 누워서 애정어린 눈길로 보는 씬은 – ‘마치 10대 자녀가 투정 부리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처럼’ –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억에 남는 영화 속 장면이다.  LA 타임스 온라인 한달 구독료 1.99 달러 이야기는 빵 터졌다.

총평

넷플릭스 영화 맬컴과 마리는 두 사람의 대화로만 진행되는 영화였지만 나름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고 연인 사이의 서로 상대방의 뼈를 때리는 대사들이 코믹해서 볼만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백인 감독이 흑인 감독의 이야기를 쓴 것도 색다르다.

#로맨스

  • 영화명: 맬컴과 마리
  • 방송사: 넷플릭스
  • 장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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