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1월 15일 개봉한 액션 영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2021)를 봤다. 스웨덴 감독 미카엘 하프스트롬이 연출을 맡은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Outside the Wire)의 제목이 뜻하는 바는 군 기지의 통제선 밖을 의미한다. 극 중 하프가 실제 전장과는 떨어진 드론 공격을 위한 지휘 기지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 실제 전장으로 임무를 위해 투입된 상황을 말한다.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인간은 로봇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인간이 결국 자신이 만든 로봇에게 호되게 당하고 말 거라는 우려 섞인 미래를 SF 소설, 드라마, 영화 등의 작품 속에서 보는 것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막상 현실 속에서는 그러한 우려가 노골적으로 표출된 예는 아직은 많지 않다. 그 정도까지 인간의 기술력이 진보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테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단지 게임에서 인간이 로봇에게 패했다는 좌절감 정도로, 인간 고수가 AI에게 더 이상 이기는 게 이상한 바둑 정도가 떠오른다. 드론과 로봇이 전장을 누비는 근 미래 2036년을 배경으로 하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 킬링타임용 액션 속에 이러한 인간 vs 인공지능 로봇 주제를 섞었다.
요약
줄거리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2036년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접경지역 비무장지대(DMZ). 리더 빅토르 코발이 이끌고 있는 친 러시아 반군 크라스니군이 출몰하고 있는 무법지에 미군이 치안유지를 위한 평화 유지군으로 파병된다. 그리고 로봇 병사 부대 ‘검프(Gumps)’가 실전에 처음 배치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어느 날 DMZ에서 크라스니군과의 교전 중 미군 ‘레틀 스네이크’의 상황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이대로면 검프를 전부 잃게 될 상황. 드론 기지 일명 ‘롤링 선더’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드론 조종사 중위 토머스 하프는 상관의 명령을 어기고 독자적인 판단 아래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적을 섬멸하는 대신에 그의 행위로 아군 2명이 사망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해서 그는 징계 처분을 당하고 전장으로 파견이 된다. 그가 DMZ에서 만난 상관 리오는 겉으로는 콜레라 백신을 운반하지만 사실 해군 특수전사령부(MARSOC) 소속으로 반군의 첨단 무기를 제거하는 비밀 임무를 수행 중에 있다.
전우가 된 인간과 로봇
처음 영화는 두 명의 주인공이 한 팀을 이뤄서 악당을 소탕하는 전형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버디물처럼 보였다. 또 한 가지 유능하지만 사고뭉치인 드론 조종사가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전방으로 투입이 되고 결국 현실의 쓴맛을 보는 그런 모습. 그런데, 곧 그의 상관이 로봇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결국 이점은 인간 vs 로봇의 갈등을 다루는 디스토피아라는 익숙한 포맷의 SF물과 합쳐진다. 일종의 전쟁터에서 적을 두고 전우가 된 인간과 로봇이라는 미래상이 바로 감독이 주목하는 점이다.
비인간적인 인간 vs 인간적인 로봇
인간 vs 로봇 구도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늘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비인간적인 면모와 그에 반해 자각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에 대한 부각이다. 전자의 경우는 냉혹한 드론 조종사 하프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두 명의 아군을 사망하게 한 행위에서 보듯이, 다수를 위해서 소수의 희생을 부수적으로 보는 관점이다. 설사 그와 같은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하프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했고 옳은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소수의 병력을 포기하는 행위는 비인간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가 동료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을 때 관객이 동정심을 느낄 여지는 덜 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AI 로봇 병사 ‘검프’가 인간 군인들에게 개머리판으로 뒤통수를 맞으면서 괴롭힘을 당하자 그것을 목격한 리오가 가해자인 병사들을 혼내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약자에 대한 동정심, DMZ 내에서 검프 투입으로 초래된 현지인과 불화를 조정하기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는 행위 등이다. 이 장면은 리오 자신이 AI, 즉, 로봇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후반 폭주에 대한 약간의 암시가 된다. 게다가 첫 만남에서 리오는 하프에 대해서 냉혹하다고 직접적인 표현을 쓰는 등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공학 3원칙
인간과 로봇의 구도라는 측면에서 또 하나의 흥밋거리는 로봇 상관에 대한 하프의 태도인데, 그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공학 3원칙에 의거해서 결국 ‘로봇은 로봇’으로 인간보다 아래이자 부차적 존재임은 넌지시 내보이는 장면이다. 상관인 리오가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에 반감을 가지면서, 감히 로봇인데, ‘독자적인 행동을 해. ‘ 그는 로봇인 상관이 생각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못한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로봇인데. 하프의 생각은 우리 인간들이 로봇에 가지는 일반적인 관념을 대변한다. 마치 영화는 근 미래에 당신의 상관이 로봇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일 거야?라고 묻는다. “로봇치곤 너무 제멋대로인데. “라고 말하는 하프의 모습일까?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실 처음에 로봇인 리오가 날 믿을 수 있겠냐(Do you trust me? )라고 하프에게 묻는 씬이었다. 그 말 자체는 군대의 상급자라면 흔히 전투에 투입하기 전에 부하에게 해야 할 학습된 말이다. 전쟁터에서 발생할 여러 가지 위급 상황에서 상관인 자신을 믿고 따르라는 일종의 루틴적인 행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에 과연 우리가 진정 로봇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리오처럼 독자적인 판단을 한 로봇이 인간 우선의 로봇의 3원칙을 내팽개칠 경우 생기는 해악과 로봇이 초래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어떤 답을 낼 수 있을지 묻게 만든다.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주목할 점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가 영화 속에서 주로 대결구도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로봇과 공존하는 근 미래 풍경을 담아낸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내전 속 드론 공격으로 집을 잃은 아이들과 축구하는 로봇, 화단에 물 주는 로봇, 미군 기지의 로봇 개 등 이런 코일로 감긴 로봇들은 영드 휴먼스의 고도로 발전된 미래 안드로이드에 비해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멋이 있었다. 또 액션씬 자체는 검프가 등장하는 전투씬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후반 리오의 폭주에 대한 트리거와 액션의 클라이맥스가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
총평
넷플릭스 영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 영화 자체는 주말과 함께할 킬링 타임용의 액션물이었지만, 로봇과 인간의 상생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생각할 거리도 줬다.
#근 미래 #전투 #파트너 #신뢰
캐릭터
역할(본명)
- 리오(앤서니 매키)
- 하프(대믄 이드리스)
- 소피아(에밀리 비첨)
- 엑하트(마이클 캘리)
- 빅토르 코발(필루 아스베크)
- 베일 상병(크리스티나 톤테리 영)
- 밀러 상사(엔조 실렌티)
- 시리즈명: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 방송사: 넷플릭스
- 장르: 액션, SF
- 길이: 1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