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후기: 로맨스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이 난 박찬욱 감독의 스릴러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영화 
This entry is part 1 of 2 in the series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후기: 로맨스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이 난 박찬욱 감독의 스릴러 (c) CJ엔터테인먼트
헤어질 결심 후기: 로맨스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이 난 박찬욱 감독의 스릴러 (c) CJ엔터테인먼트

티빙에서 본 헤어질 결심은 초반 약간의 덜컥거림이 있었다. 오디오 볼륨이 작게 녹음이 되어 있었다. PC 스피커가 문제인가 싶어서 태블릿으로 봤는데도 여전히 작았다. 그래서 구글에 헤어질 결심 오디오 문제라고 검색해보니, 대사가 안 들린다는 말이 있었다. 안 들리는 것은 둘째치고 약간 목욕탕 사운드처럼 웅웅 거리는 울림이 있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이걸 봐 말아’라고 잠시 고민했는데, 4k 버전이 옆에 있었다. 그리고 그 버전으로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확연히 더 나았다. 오디오 음량 문제는 그렇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여주인공이 조선족으로 설정되어 있고 실제 외국인인 배우 탕웨이의 발음 자체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었다. 자막 없이 알아듣기 어려운 대사도 있었다. (티빙은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진짜 한국어 실력이 궁금했다.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백지 수준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아무튼 영화 속 서툰 한국어는 그녀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역할에 최적이라고 생각한 감독의 의도가 담긴 결과물이었다.

형사가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팜므파탈 캐릭터와 불장난 같은 연애로 엮이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마도 스릴러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두 번쯤은, 아니 여러 번 그물망에 걸려들 소재이다. 그래서 팜므파탈 여자 주인공의 유혹에 넘어간 형사는 본분을 잊고 여자는 이미 그녀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관객의 선입견을 비웃듯 확실한 알리바이로 매번 법망을 빠져나간다. 결말에 가서야 형사가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뒤늦게 찾게 되는 이런 줄거리. 너무 많이 봐왔던 스토리 아닌가? 그렇지만 그 설정의 식상함, 늘 좋은 작품은 그 사실을 잊게 만들지 않던가?

재미를 줬던 초반 로맨스와 유머 코드

줄거리(시놉시스)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등산 도중에 변사체로 발견된 공무원 – 그는 유튜브 스트리머 이기도 하다. – 의 사망사건을 맡게 된 형사 해주(박해일)는 사망자 기도수의 아내 조선족 여자 서래(탕웨이)를 만난다. 의례적으로 서래를 용의 선상에 올려두고 잠복하고 감시하면서 뒤를 케기 시작한 그는 ‘하라는 수사는 안 하고’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의 서래에 대한 연애 감정은 다분히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평소에 안 하는 행동을 하는데, 단적으로, 취조하는 용의자를 위해 비싼 초밥을 시킨다던지, 그의 형사 동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분개한다(?).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형사 해주는 소위 남자가 맘에 드는 여자에게 하듯이 공을 들인다.

그렇게 해주가 서래의 첫 만남부터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재밌는 에피소드들은 마치 청춘 남녀가 썸을 탈 때 생기는 그러한 연애의 과정을 보는 것 같았고, 유머 코드들이 깔려 있어서 초반 재미를 이끌었다. 특히, “죽은 남편이 산 노인 돌보는 일을 방훼 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서래의 대사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기다’라는 삼국지의 유명한 고사성어의 패러디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아무튼 빵 터지는 장면이었다.

인상적인 장면

칸느 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쥔박찬욱 감독의 이번 영화는 이야기적인 재미보다는 아름다운 미장센 연출이 특기인 감독답게 흥미로운 장면에 눈이 더욱 갔다. 좋은 영화가 미장센에 집착하는 이유는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눈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신선한 모습의 대상 보기를 원하기 때문인데, 이런 점에서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계단 추격씬 이후의 이어진 결투씬이었는데, 특히, 박해일의 질주 중 진지한 듯, 의도된 듯한 표정과 포즈, 더불어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OST가 합쳐지면서 흑백의 클래식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해주와 서래의 절 데이트 씬도 한 번쯤 가고 싶은 유혹을 느낄 만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멜로적인 결말

성이 잔뜩 난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결말은 약간 허망했다고나 할까. 예고된 비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영화 처음 볼 때, 제목 때문에, 누가 헤어질 결심을 했을까?라는 묻게 되지만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결국 관계의 파탄에서 누구 탓을 하는 것과 같은 부질없음을 느끼게 된다. 또, 결말의 서래의 선택은 연애에서 더 사랑하는 사람은 늘 약자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총평: 로맨스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이 나다.

Series Navigation리틀 드러머 걸 리뷰 >>
이미지의 저작권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있습니다. (c) CJ엔터테인먼트

Copyright(C) midtvculture.com All Rights Reserved. 컨텐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ince the contents of this web page are protected by copyright, 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redistribution of content is prohibited.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er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