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1899 리뷰: 다크 제작진의 미스터리 재난물 해석, 결말

다크의 크리에이터 듀오가 기획한 1899년 미국 뉴욕행 여객선 케르베로스의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생기는 일을 그린 미드

 

이 리뷰는 주요 줄거리 스포일러, 결말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케르베로스호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이러한 물음의 한가운데 있게 만드는 미드 ‘1899’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독일, 미국 합작 미스터리 드라마이다. 다크의 크리에이터 듀오 바란 보 오다르, 얀셰 프리셰가 기획, 제작한 현실인 듯 가상인 듯 혼돈스러운 공간을 그린 드라마는 1899년 미국 뉴욕행 여객선 케르베로스의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생기는 일을 통해 신과 인간의 관계, 꿈과 현실의 경계에 대해 묻는다. 

 

미드 1899 리뷰: 다크 제작진의 미스터리 재난물 해석, 결말 (c) NETFLIX
미드 1899 리뷰: 다크 제작진의 미스터리 재난물 해석, 결말 (c) NETFLIX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

어릴 적에는 왜 그렇게 떨어지는 꿈을 많이 꿨을까. 보통 어른들은 키가 크려고 하나 보다는 말을 하곤 했다. 아무튼 고층이나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은 항상 우리를 현실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지막 탈출키였다. 그러나 막상 깨고 나면 한낱 꿈일 뿐인데, 꿈속에서는 왜 그렇게 한사코 떨어지는 것에 저항했던가? 

 

1899의 줄거리: 프로메테우스호의 승객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처음 이 혼란스러운 미스터리물은 난파선의 구조 요청을 받는 장면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SF 미드 ‘익스팬스’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 – ‘착한 사마리아인 딜레마’ – 으로 시작된다. 영국 사우스햄프턴 발 뉴욕 행 증기 여객선 케르베로스는 어떤 선박의 구조 요청 신호를 받는다. 프로메테우스. 몇 개월 전에 실종된 그 여객선은 지금 자신들의 위치를 전송하고 있다. 7시간 거리. 북위 42도 4분 서경 44도 57분.

케르베로스호의 아이크 라슨 선장은 구조하기로 결정하고 배의 방향키를 돌린다. 그러나 뉴욕 도착을 7시간여를 앞둔 시점에서 선 내의 승객과 선원들은 그 결정에 동요하고 반발하기 시작한다.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코 프로메테우스호에 도착한 선장과 모라, 라미로 신부 등의 원정대는 탑승객 전원이 사라졌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그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원정대가 프로메테우스호에 도착한 시각, 케르베로스호에 남아 있던 일등항해사 세바스찬 외 승무원들은 더 이상 프로메테우스호가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아마도 누군가 살아있다는 뜻!’  그러나 그 시점, 선장과 모라는 누군가 망가뜨린 전신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모라는 녹색의 딱정벌레가 이끄는 데로 따라가다가 피라미드 모형을 들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미스터리한 ‘소년’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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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케르베로스호의 객실 복도. 옷이 흠뻑 젖은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녹색의 딱정벌레를 꺼내 놓고는 곧 1013번 방으로 들어간다. 이하 줄거리 생략

 

케르베로스호의 승선자들 

1899년 뉴욕행 여객선 케르베로스호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과거의 트라우마부터 도망쳐서 새로운 신대륙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 뇌과학자이자 의사인 모라 프랭클린,  덴마크 출신의 기독교인 앙커, 이벤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 토베, 크레스터, 에이다. 부유한 스페인 남자 앙헬과 그의 동행자 라미로. 기모노를 입은 홍콩 출신의 링 이와 그녀의 엄마 역제 그리고 링 이을 주목하고 있는 영국인 버지니아 윌슨. 젊은 프랑스인 신혼부부인 뤼시엥과 크레멘스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캐르베로스호 선장 아이크 라슨, 일등항해사 세바스찬, 그리고 프란츠, 화부 올레크 등 승무원들이 1400여 명의 승객의 안전과 운항을 책임지고 있다. 

 

케르베로스호에서 벌어지는 불가해한 슈퍼내추럴한 일들

과거와의 단절을 택한 1400여 명의 사람들은 뉴욕행의 항로 속에서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말도 안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단절하고자 하는 과거의 기억과 수시로 연결되면서 현실 속에서 또 다른 악몽을 겪게 된다. 처음에 등장인물들이 이 모든 불가해한 일의 근원을 추적하는 것처럼 동시에 관객 또한 함께 추리의 세계에 빠져들지만, 결국 바다에 던져진 소년이 다시 등장하면서 비로소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한 유일한 곳은 꿈(가상) 일 때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현실과 이데아

드라마 속에서는 대니얼이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얘기를 한다. 인간의 현실은 이데아의 그림자일 뿐이라는 플라톤의 동굴비유를 들면서, 결국 자신의 실험 역시, 그런 의미로 말한다. 여기서,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철학자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설명하는 비유로, 동굴에 갇혀 있는 노예들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이다.

세계를 두가지 원리 – 이데아와 현실 – 로써 설명하는 이원론적 관점으로 플라톤에 따르면 현실은 사실 이데아의 그림자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서, 만약 우리가 사과라는 것을 들고 있다면, 우리는 진짜 사과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과 이데아’의 그림자인 현실의 사과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1899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악몽과 같은 ‘현실’ 또한 그들의 진짜 ‘현실 이데아’의 그림자일 뿐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1899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가상의 시뮬레이션 속 모라 프랭클린은 진짜 모라 싱글톤 – 우주선의 승무원 – 의 그림자이다. 그리고  그 그림자를 만드는 것이  그 실험을 진행하는 자이고 그는 일종의 신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 속에서 인간은 결국 이 모든 악몽 – 존재의 근원인 신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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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대결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창조자, 옹호자로 불리우는 신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인간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든 시뮬레이션 속에서 모라가 그 역할을 하면서 인간의 편을 들고 있다. 그리고 드라마 속 가상현실은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말하지만, 실제 인간 vs 신의 대결을 그리기 보다는 신들의 싸움 – 모라와 대니얼 vs 모라의 아버지 – 에 끼어서 고통을 받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결말

: 시뮬레이션이 주는 주요 현실 이슈들?

마지막 결말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1899의 만들어진 현실은 극단적인 서바이벌 상황에서 승무원들의 대처하는 행동을 테스트하고 훈련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의 일종이었다. 시뮬레이션의 시나리오를 통해서 제작자(모라의 오빠인 키아란, 혹은 모라)가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고 생각되는 점을 유추해보자면.

 

착한 사마리아인의 딜레마

선한 사라마리인의 법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위험에 빠질 경우에 보통 구조를 기피 하게 되는데, 이럴 때 처벌을 하는 법규다. 1899 속에서도 이 같은 상황으로 테스트를 한다. 

뉴욕 도착이 7일 정도 남은 상황에서, 프로메테우스호를 구조하려고 항로로 돌리면 케르베로스호는 연료가 부족해서 표류 상태가 될 수 있고 뉴욕에 도착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두 패로 나눠서 싸운다.

 

부당한 명령을 받았을 때 그 명령에 지킬 것인가, 아니면 불복종할 것인가?

회사에서는 명확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선박을 침몰시키라고 명령한다. 물론 선장 라슨은 어떤 음모가 있을 것으로 보고 더욱 의심을 하게 된다.

 

극한의 상황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극단의 상황에서 케르베로스호의 사람들은 여러가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집단패닉으로 희생양을 찾기도 하고 반면에,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기도 한다.  우주선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 혹은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서 제작자는 시뮬레이션으로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라우마 극복 훈련

참여자들은 거대한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역할과 시나리오를 부여 받고 있다. 그들은 꿈 혹은 환영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와 재회하는데, 그것은 앞으로의 그들의 행동에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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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 UP 깨어나!

1899는 꿈속에서 꿈을 꾸거나 환상을 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흔히, 우리는 악몽에서 깨어날 때 때때로 누군가의 목소리에 반응해서 깨어나면서 꿈과 단절되고 현실로 복귀하는데,  마찬가지로 1899의 주요 인물들도 가상현실 속에서 꿈을 꾸다가 깨어나!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깨어난다.  물론, 그들의 미션이 끝나야만 비로소 진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 

 

 

총평

1899는 신과 인간의 관계, 꿈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서 고찰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주제의 드라마였는데, 사실 깨고 나서 찝찝한 다시 꾸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꿈을 꾼 것 같다. 물론 모라처럼 미션을 클리어하고 당당히 깬 것은 아니고 갑판에서 떨어지면서 게임 아웃되는 경우가 많을 테지만. 

처음 모라의 아버지가 등장할 때는 콘셉트 측면에서는 기억이 지워진 사람들이 인공섬에서 깨어난 후의 서바이벌을 다룬 넷플릭스 I-랜드가 생각나서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결말이 궁금해서 정주행하게 만들었다. 
 
시즌 2가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시청률에 달려 있다는 늬앙스의 인터뷰를 봤는데, 시즌 2가 나온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런지 모라의 오빠와 관련된 이야기가 어떻게 실타래가 풀릴 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 정주행 추천

 

등장인물(캐릭터)

시즌 1 주요 스포일러 주의

모라 프랭클린(에밀리 비첨)은 뇌과학자, 의사
대니얼(어나이린 바너드)

이벤(마리아 에르월터): 토베와 크레스터의 엄마
토베(클라라 로세이저)
크레스터(루카스 룅거 토네센)
앙커(알렉산드레 윌라움): 이벤의 남편

뤼시엥(조나스 블루켓): 클레멘스의 남편, 신혼
클레멘스(마틸드 올리비에)

앙헬(미겔 베르나르도)
라미로(호세 피멘타오): 신부

링 이(이사벨라 웨이)
역제(개비 웡): 링 이의 엄마
버지니아 윌슨(로잘리 크레이그)

제롬(얀 가엘): 밀항자
엘리엇(플린 에드워즈): 프로메테우스호의 유일한 생존자 소년
헨리 싱글톤(앤턴 레서)
올레크(마치에이 뮤지얼): 증기선에 불을 때는 화부

 

승무원

아이크 라슨(안드레아스 피에트슈만): 케르베로스호의 선장
세바스찬(티노 미웨스): 일등항해사
프란츠(아이작 덴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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