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지정생존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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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지정생존자 시즌1의 3화 ‘자백’에 대한 전체 내용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정 생존자’가 보여주는 현실 정치의 모습: 절차적 정의 , 진정성

서두

드라마 지정 생존자는 미국 대통령의 연례 행사중 하나인 신년국정연설 도중 국회의사당 폭탄테러로 인해 참석한 대통령과 국가의 주요 인사들이 전부 사망하면서, 지정 생존자인 톰 커크먼이 대통령이 되서 미국을 이끌고 나간다는 스토리다. 대통령이 된 그는 매일 떠오르는 국가적인 이슈들을 컨트롤하기에 바쁘다. 갑자기 대통령이 된 그가 정국을 리드하기는 어렵고 하나하나 대처하기에도 버겁다. 그가 다루는 정치적인 이슈들은 미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고 당장 오늘 아침신문의 한국뉴스에도 등장하는 이슈들이다. 대통령 커크먼과 그의 팀 – 백악관 비서실은 드라마 속에서 정치적 이슈들를 어떻게 처리해 나가고 있을까. 정치 드라마로서의 지정생존자의 진면목을 이번 회에서 확인해보자.

 

넷플릭스 미드 지정생존자 리뷰 (c) NETFLIX
넷플릭스 미드 지정생존자 리뷰 (c) NETFLIX

 

지정생존자 시즌 1의 3화 ‘자백'(스포일러)

 : 절차적 정의와 진정성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지정생존자 시즌1의 3화는 절차적 정의와 진정성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절차적 정의는 사회정의(Social Justice)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 사회가 올바름을 추구할 때 절차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아무리 옳은 결과라고 할지라도 과정이나 절차가 정의롭지 못하다면 그 결과는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진정성이 없는 정치는 명분을 잃은 정치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그러나 공정한 절차로 결과까지 정의롭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교활한 적을 앞에 두고 원칙만 앞세우다가는 순진하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이번 회에서 드라마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절차적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대통령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것을 고수하는 것의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장면(Scene)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따라가보는 것은 흥미롭다.

 

#장면 1: 알사카르의 자백영상

알사카르의 마지드 나자르는 백악관의 정보망을 해킹해서 자신들이 ‘국회의사당 폭탄테러’를 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보낸다. 그러나 대통령 커크먼은 그의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증없이 당장 공격을 요구하는 한스 코크란 장군을 비롯한 안보 보좌진들에게 나사르 주장의 진의를 먼저 파악할 것과 그의 현위치를 찾아낼 것을 지시한다. 톰은 자신의 진짜 적과 싸우기 위해서 상대가 과연 진짜 적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도덕적 엄격성(integrity)을 보여준다.

 

#장면 2: 엘리자베스 바르가스와의 방송 인터뷰

유명 인터뷰 호스트 엘리자베스 바르가스와의 방송 인터뷰를 앞두고 진정성으로 승부하자고 다짐했던 톰 커크먼, 그러나 인터뷰 막바지에 테러사건당일 아침에 장관직에서 해임되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라는 난처한 질문을 받게 된다. 바르가스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대통령으로 인정 안하는 이들이 생겨도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인터뷰를 잠시 중단하고 보좌진 애런 쇼어와 에밀리 로드와 상의를 하는 톰. 사실임을 인정한다면 대통령 자리는 끝이고 부인하면 거짓말을 하게되서 그의 진정성에 금이 가는 상황이다. 과연 톰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결국 그는 진정성을 선택하고 대사직을 제안받았고 대통령이 그를 내각에서 제외시키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장면3: 수정헌법 4조위반

FBI분석가 척 러싱크가 상관인 FBI수사관 한나 웰스의 영장 없이 해킹을 통한 불법적인 조사 지시에 대해 항의를 하자 그녀는 911이후 최대 규모의 테러가 벌어졌고 상황을 빨리 파악해야 하는데, 편법을 안쓰면 성공할 수 없으니 그냥 하라고 명령한다.(수정헌법 4조[각주:1]위반)  이 장면은 현실속에서 결과적 정의를 위해서 불법적인 과정을 용인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웰스는 결과적 정의를 우선시 하는 현실주의자를 대표한다.  결국, 후에 러싱크는 영장없이 해킹을 하는 불법행위를 한다.

 

#장면4: 리치몬드 대통령의 장례식 

톰의 인터뷰 이후 킴벌리 후크스트라텐 하원의원이 톰 대신 리치몬드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게 된다. 톰의 인터뷰를 본 아들 타일러가 변심한 것이다. 후크스트라텐에게 알사카르의 비디오에 대한 사실을 알려준 톰은 배신감을 느낀다. 워싱턴에서 정직하게 굴었던 대가라고 자책한다. 이 장면은 앞으로 톰의 도덕성(integrity)이 서서히 손상될 것임을 암시한다.

 

#장면5: 커크먼 대통령의 인터뷰후 소셜미디어 반응, 언론반응

바르가스와의 인터뷰 후 SNS 반응 – ‘지정생존자나 지정사기꾼이냐?’  #사기꾼통령,
언론반응 –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 “엉뚱한 지정생존자가 그 자리에 앉은 건 아닐까?” 

상황은 대통령 톰에게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소설미디어와 언론은 그의 장관자격 – 만약 당일 아침 그가 해임되었다면, 실제 장관이 아니므로 지정생존자 자격도 잃게 되어 대통령 계승을 하지 못하게 된다.-에 시비를 걸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정당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장면6: 타일러 리치몬드의 진실

연설문 담당자 세스 라이트가 전임 대통령과 친분있는 보좌관들에게 들은 얘기를 톰에게 말한다. 타일러 리치몬드의 진실은 그는 2년전에 아버지랑 크게 다툰 후 연락두절한 상태였고 타일러가 톰에게 한 아버지 얘기와 달랐던 것이다. 세스는 “자신에게 솔직한 것보다 세상을 속이는 게 쉬우니까요.”라고 말한다. 타일러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타인 앞에서 좋게 포장했던 것이다. 

 

#장면7: 알사카르 영상 언론유출

알사카르의 비디오가 TV뉴스에 흘러 나온다. 누군가 언론에 유출한 것이다. 톰은 후크스트라텐 하원의원을 의심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고 비디오 유출이 오히려 톰에게 전화위복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해임이야기와 자신의 추도사얘기도 묻힐 것이고 사악한 적에 대한 얘기로 가득찰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이제 힘을 합쳐서 적과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톰은 알사카르가 진짜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한다. 후크스트라텐은 이미 대통령의 손을 떠난 문제라고 말한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톰이 절차적 정의를 포기하기를 바란다. 한마디로 순진하게 굴지 말라는 것이다. 정치적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미 알사카르의 진범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작가는 정치적 상황에서 흔히 과정의 정의가 훼손당하는 지점의 예를 말하고 있다.

 

#장면8: 비디오 유출 범인은?

애런 쇼어는 알사카르의 비디오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톰에게 말한다. 톰은 애런이 유출한 것을 안다고 말한다. 애런은 상황이 너무 위태로웠고 어쩔수 없었던 선택이었음을 항변한다. 정당하지 않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공동의 적인 알사카르에 대한 적대감으로 채웠고 이제 최고사령관 아래서 모두 하나가 될 거라고 말한다. 여전히 톰은 알사카르의 짓인지 확인도 안했는데 – 절차적 정당성 없이 – 알사카르와 전쟁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반면 애런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런 결정도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톰은 애런의 행위를 항명행위라고 말하면서 그를 책망하지만 애런은 모두 톰의 대통령으로서의 실패를 바라는 상황에서 자신은 톰의 성공을 돕고 싶었다고 말한다. 위험한 행동인걸 알지만 최선책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만약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사직할 것임을 말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한다. 애런의 유출 장면 역시 정치적 행위에서 마키아벨리적인 계략은 피할수 없다는 것임을 암시한다. 물론 퇴임 후에는 종종 통치행위로 간주되어 포장된다.

 

#장면9: 정치적인 톰,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톰

톰은 집무실에서 작고한 전임 대통령 리치몬드의 아들 타일러와 다시 만남을 가진다. 그와의 면담중에 그의 아버지가 내각회의 중에 1시간도 넘게 윌리엄스 대학에서 있었던 아들 연주회 이야기를 했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또한 그가 연주했던 바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까지 정확하게 말한다. 타일러는 처음에 아버지가 그날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톰의 얘기를 믿지 않지만 톰은 그날 그의 아버지가 경호원 한명과 함께 야구모자를 쓰고 맨 뒷자리에서 아들을 지켜봤다고 말한다. 게다가 리치몬드 대통령이 아들 칭찬을 많이 했고 자랑스러워 했다고 말하면서 그 날 연주회의 팜플릿까지 보여준다. 비로소 타일러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다. 이 장면은 작가가 정치에 있어서 정치인의 교활함과 적을 위한 계략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뉘앙스로 읽혔다. 선의의 거짓말의 의미가 결국 결과적 정의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 장면을 추가하면서 앞으로 커크먼 역시 결과적 정의를 위해 일부 절차적 정의를 포기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장면10: 비서실장 애런 쇼어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고민하던 톰은 마침내 결론을 짓는다. 에밀리 로드와의 면담 중 자신은 정치적인 보좌관이 필요해서 애런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고 말하면서 그녀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을 오랫동안 지지해주고 보좌해줬던 것처럼 특별고문역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다. 이 장면 역시 톰이 정치적으로 변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결론

대통령과 그 팀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훼손은 뉴스에서 목격하는 대통령의 임기중, 임기 후의 각종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는 단초가 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적인 계략은 어쩌면 정치인의 피할수 없는 숙명이자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 정의에만 매몰된 선택의 결과는 오늘의 포탈의 정치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톰은 처음에 그의 절차적 정의를 고수하지만 현실적인 정치인으로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도덕적 완결성(integrity)이 조금씩 부식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속에서 절차적 정의를 지키는 것의 한계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은 정치적이라는 말에 부합되는 경구가 아닐까 한다.

 

정치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만약 그 일이 일어난다면, 그런식으로 일어나게 계획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In politics, nothing happens by accident. If it happens, you can bet it was planned that way.”

― Franklin D. Roosevelt

 

  • 시리즈명:  지정생존자 Designated Survivor
  • 시즌 No: 1
  • 에피소드 No: Ep3
  • 방송사: ABC
  • 장르: 정치, 스릴러
  • 비고: 넷플릭스
  • 스포일러: Ep3

 

  1. 불합리한 압수와 수색에 대하여 신체,주거,서류,물건의 안전을 확보할 국민의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아니된다. 선서나 확약에 의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유가 있어 특별히 수색할 장소와 압수할 물건, 체포·구속할 사람을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은 발부되어서는 아니된다. The right of the people to be secure in their persons, houses, papers, and effects, against unreasonable searches and seizures, shall not be violated, and no Warrants shall issue, but upon probable cause, supported by Oath or affirmation, and particularly describing the place to be searched, and the persons or things to be seized [본문으로]

referenc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Designated_Survivor_(TV_series), https://en.wikipedia.org/wiki/Designated_survivor, https://en.wikipedia.org/wiki/State_of_the_Union, https://web.archive.org/web/20160911053930/http://www.tvguide.com/news/designated-survivor-abc-kiefer-sutherland/, 넷플릭스 지정생존자 3화 자막, " " Quotation from https://www.brainyquote.com/quotes/franklin_d_roosevelt_164126, 각주 From https://ko.wikipedia.org/wiki/%EB%AF%B8%EA%B5%AD_%EC%88%98%EC%A0%95_%ED%97%8C%EB%B2%95_%EC%A0%9C4%EC%A1%B0#cite_note-1
포스터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 ABC.com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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